in the rain 4화
토모루: 그런 일이 있었구나…….
아라사가 빗속에서, 빈 캔을 밟고 물웅덩이에 넘어져서--,
쥰: 말하지 마! 나도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토모루: 뭐, 쥰 다운 일이네.
셰어하우스에 간 것도, 이야기하고 싶다는 말을 거절하지 못한 거잖아?
쥰: ……응.
토모루: 하지만, 상대가 εpsilonΦ의 애였다는 점이 말이지……. 페리 상이 신경 썼거든.
쥰: 펠릭스 상이?
토모루: 나도 자세한 이야기는 못 들었지만…….
……카라스마 군은, 쥰이 보기에 어떤 애였어?
쥰: 나 같은 녀석에게도 정중하게 말해줬어. 친절하게 대해줬고.
하지만, 가끔씩 썩은 빵이라도 보는 눈빛이 되었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이려나……. 아하하.
웃고 있을 때도, 안 웃고 있는 것같이 느껴졌어. 눈이……, 좀 차갑고, 무서워서.
조금, 누나랑 겹쳐질지도……, 싶고…….
토모루: 그런가…….
쥰: 어른인데, 한심하지.
토모루: 응, 부정할 생각은 없어.
쥰: 그치……. 어차피 나 같은 건…….
토모루: 하지만, 누구든지 불편한 사람 정도는 있어. 그런 거잖아?
쥰: ……응.
[--수일 후]
[찰박찰박]
쥰: 하아……, 하아……. 비 온다는 말 들은 적 없는데…….
비 안 오는 거 아녔어!? 아까까지 맑았었잖아!?
하아, 하……, 우우, 불행해……. 어라, 와아!?
[첨벙]
쥰: 아야야……, 왜 이런 곳에 페트병이……. 그나저나, 왠지 엄청 기시감이 느껴지는데--.
[찰박찰박]
쥰: ……읏.

레이지: 학습 능력이 없는 사람이군요.
쥰: 카, 카라스마 군.
레이지: ………….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가 없어.
쥰: 엣?
레이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서, 풍족한 환경에서 지내면서, 왜 도망치듯이 모든 것을 놓아버린 거지?
그런 주제에, 왜 한 번은 버렸으면서, 흘러가는 대로 다시 얽히고 있는 거지?
쥰: 나, 나는…….
레이지: 불행, 이라는 게 당신의 말버릇인 것 같더군요.
웃기지 마세요. 당신은 충분히 행복해.
그런데, 자신이 얼마나 복 받았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어.
쥰: ……읏, ……미안.
레이지: 어째서 사과하는 거죠?
저는 당신을 상처입히려고 하고 있는 거예요. 사죄를 받을 이유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