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1화 -노랫소리

토모루: 그건, 정말 우연이었다.

그 우연이, 캄캄했던 내 마음에, 다시 불을 붙인 거다.

한참 전에 꺼졌을 터인 불을--.

 

[--라이브 로열 페스 개최 4년 전 나고야]

 

토모루: 회사에 머무르며 이틀간 철야를 한 후, 휘청거리며 돌아가는 길.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나는 발을 멈췄다.

라이브 하우스에서 새어 나오는, 들어본 적 있는 노랫소리. 입구에 붙은, 본 적 있는 밴드의 포스터.

나는, 이끌리듯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나는---.

 

 

토모루: (한동안 활동 중지했을 텐데……. 이 밴드, 활동 재개했구나.)

(여전히 좋은 노랫소리네……. 가사의 세계관을 선명히 보이게 만드는 것 같은.)

(기분 좋네……. 이전보다도 더욱……, 먼 세계에 데려다주는 것 같아.)

(현실이 떨어져 나가서……, 점점 마음이 자유로워져……. 굉장해……!)

(하지만……, 연주와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안 드네.)

(베이스만큼은, 어떻게든 받치려고 하고 있지만, 다른 악기는, 노래에 등을 돌린 것만 같은…….)

 

펠릭스: --다들, 오늘은 고마워. 정말 즐거웠어.

 

토모루: (어라? 벌써 마지막이었구나. 아쉽네…….)

(오늘은 상태가 안 좋았던 건가? 그럼……, 또 오자. 반드시. 그때는 처음부터.)

(……오랜만에 기대하면서 기다릴 게 생겼네.)

(왠지, ……기뻐. 조금만 더, 여러 일을 힘내자고 생각하--,)

 

펠릭스: 마지막으로 하나……, 모두에게 중요한 걸 전하고 싶어.

 

[웅성웅성]

 

코하루: 페리, 너……,

 

펠릭스: 정말 안타깝지만……, 이 밴드는 오늘로 해산이야.

 

토모루: …………에?

 

기타리스트: 하아!?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너!

 

펠릭스: 이 이상 계속할 수는 없어. 이 밴드는, ……이제 재미있지 않아.

 

키보드: 『재미있지 않다』니……, 장난치지 마!!

 

펠릭스: 나에게 그건, 가장 중요한 거야. 마지막까지 이해해주지 못한 것 같지만.

 

드럼: ……더는 못 어울려주겠네. 마음대로 해.

 

코하루: 어이, 잠깐 기다려, 너네!

 

펠릭스: 코하루도 가도 괜찮아. 나는 관객들과 이야기를 해야 하니까.

 

코하루: ……젠장! 다음에 제대로 이야기할 테니까! 돌아가지 말라고!

 

 

펠릭스: 그럼…… 놀라게 해버렸네.

하지만, 아까 말한 것은 변하지 않아. 이 밴드는 이걸로 해산이야.

메이저 데뷔를 발표한 직후 이런 일이 되어버려서, 응원해준 너희에게는 정말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몰라. 하지만, 언젠가 다시--,

 

토모루: …………뭐야, 그게.

 

펠릭스: 응……?

 

[웅성웅성]

 

토모루: 뭐야, 그게……. 그런 거, ……안 되잖아.

 

펠릭스: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들어줄게. 나에게는 그럴 책임이 있으니까.

 

토모루: ……에? 아, 그게……, 저는…….

 

펠릭스: 천천히 해도 괜찮아. 생각하는 것을 말해줬으면 해.

 

토모루: 저기, 저……, 오랜만에 당신들의 라이브를 보았어요.

우연히 라이브 하우스 앞을 지나가서……, 노래가 들려서……, 마지막 한 곡만 들을 수 있었어요.

 

펠릭스: 헤에……, 그건 멋진 우연이네.

 

토모루: 그래서, 역시 이 노랫소리가……, 이 밴드의 음악이 좋다고 생각해서.

하지만……, 멤버의 연주는 제각각이라……. 모처럼의 세계관이 엉망이 되어서…….

분명 오늘은 상태가 안 좋은 거겠지, 그러니 또 오자, 다음에야말로 최고의 연주를 듣자…….

깜깜하던 내 나날에……, 조금의……, 즐거움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재회한 그 날에 해산이라니……, 겨우 빛이 보였는데, 바로 사라져버린다니……, 그런 거, 너무해!

 

펠릭스: 너……. 괜찮다면 이름을 물어도 괜찮을까?

 

토모루: 에……? 쿠로카와, ……토모루입니다.

 

펠릭스: 토모루……. 그런가, 역시……. 후후.

 

토모루: 뭐, 뭔가요……?

 

펠릭스: 아아, 실례했네. 우선은 나부터 이름을 말해야 했었네. 새삼스럽지만 자기소개부터 하지.

나는 펠릭스. 펠릭스·루이=클로드·몽도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