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칵]
반리: 뭐야, 저 태도. 계란에 바위 치기라고 할까, 구렁이 담 넘어간다고 할까.*
(*원문: 暖簾に腕押し、臭いものには蓋をする 각각 힘을 아무리 줘도 아무 반응이 없음을 뜻하는 속담과 임시방편으로 무언가를 숨기는 것을 표현하는 속담)
리오: 공공연하게 만들 생각이 없다는 거겠지. 페스 자체가 중지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불상사니까.
와타루: 그다지……, 기분이 좋지는 않네.
렌: ………….
유우토: 뭔가……, 디스페스때가 좀 생각나네.
운영 사정으로, 갑자기 출연이 취소되고……. 뭐, 그때 못 나간 건 우리였지만.
리오: 그건……, 분했지.
와타루: ……그 애들은 어떠려나.
반리: 그 애들이라니……, 입실론?
와타루: 응. 애초에 우지가와 군이나 입실론 멤버는 어떻게 생각하려나.
나가고 싶은 건지, 나가고 싶지 않은 건지……. 우리는 모르잖아.
리오: ……그렇지. 우리 기분만 생각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어.
반리: ……역시 들으러 가는 수밖에 없나. 이렇게 된 이상 후딱 듣고, 후련해지는 수밖에!
유우토: 좋아! 그럼, 지금부터 다 같이--,
렌: 내가 갈게.
반리: 내가, 라니……, 렌 군 혼자서 갈 생각이야?
렌: 응. 슈 군도 그 편이 이야기하기 편할 거라고 생각해.
유우토: ……확실히 그러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네.
그 녀석, 렌을 의식하고 있는 것 같았고, 여럿이서 몰려가도 괜히 센척할 것 같고 말이지.
와타루: ……알겠어. 그럼 부탁할게, 렌.
리오: 무슨 짓을 해오지는 않겠지만……. 일단 조심해.
렌: 응……!
[딩동]
렌: …………안 나와. ……아무도 없는 거려나.
[달칵]
렌: 아, 하루카 군…….
하루카: ……나나호시!? 무슨 일인데.
렌: 그……, 슈 군, 있어?
하루카: ……없어. 나뿐인데.
렌: 그렇구나…….
하루카: ……용건 없으면 닫는다.
렌: 앗, 잠깐, 하루카 군!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하루카: 귀찮게…….
렌: 입실론은 결장하게 되어버렸는데……. 하루카 군은 페스에 나가고 싶어?
하루카: 뭐야, 갑자기…….
렌: 대답해줘. 알고 싶어.
하루카: ……내 의사 같은 건 상관없잖아. 운영이나……, 그 망할 꼬맹이가 결정하는 거니까 어차피--,
렌: 내가 듣고 싶은 건 하루카 군의 마음이야.
페스에 나가고 싶지 않아? 다른 밴드와 싸우고 싶지 않아!?
하루카: ……남의 일에 아무렇지도 않게 끼어들지 말라고.
렌: 끼어들 거야! 나는 입실론과 싸우고 싶어! 슈 군뿐만이 아니야……. 하루카 군이랑도!
하루카: 억지 부리지 말라고! 어떻게도 안 되는 일도 있다고!
렌: 말해!! 하루카 군은 어쩌고 싶은데!
하루카: --나가고 싶어!!!
렌: ……!
하루카: 나가고 싶은 게……, 당연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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