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2화 -더러운 속내

렌: 내가 듣고 싶은 건 하루카 군의 마음이야.
페스에 나가고 싶지 않아? 다른 밴드와 싸우고 싶지 않아!?

말해!! 하루카 군은 어쩌고 싶은데!

역시 나는, ……반드시 입실론이 나왔으면 해. 내 억지를 위해서.

 

 

하루카: (뭐야, 그 녀석……. 왜 포기 안 하는 건데.)

(왜 그렇게 올바르게 있을 수 있는 건데.)

……나가고 싶은 게 당연하다, 인가.

(그런가, 그렇지.)

(그게, 나나호시가 끌어당겨 준 내 진심인 거야…….)

 

카나타: 형? 이런 곳에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야?

 

하루카: !!

 

카나타: 아까, 렌뿅같은 사람이 달려가는 걸 봤는데 무슨 일이었어?

 

하루카: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카나타: ……뭐, 괜찮지만. 아이스크림 사 왔으니까 같이 먹지 않을래?

그러고 나서 짐 정리해버리자고. 도와줄 테니까.

 

하루카: 필요 없어. 나는 교토에 안 돌아갈 거야.

 

카나타: 응?

 

하루카: 나는, 아직 포기하지 않을 거야.

 

카나타: ……아까 내가 한 말, 안 들은 거야?

εpsilonΦ는 결장 후 해산. 우리는 이제 페스에 못 나간다고.

 

하루카: 상관없어. 나는 페스에 나가서 음악을 할 거다.

(츠바키는 나에게 「소리를 즐기라」고 했어. 나나호시는 내 속마음을 끌어내 줬어.)

밴드도 음악도 아무래도 상관없는 너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녀석들과 페스에서 싸우고 싶어. 싸워서, 이기고 싶어.

 

카나타: …………혹시 렌뿅한테 무슨 소리 들은 거야?

 

하루카: 그럼 뭐.

 

카나타: 형은 있지, 어릴 때부터 그랬지. 영향을 받기 쉽다고 할까.

본인의 처지와 상황을 전혀 이해 못 하고 있어.

 

하루카: 뭐라고?

 

카나타: 페스에서 싸워서 이기고 싶어? 그런 자격이 형한테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지금까지 슈 군이랑 카라스마 선배가 무슨 짓을 해왔는지, 형도 알고 있잖아?

정직하게 음악을 하고 있는 녀석들에게, 입실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잊은 거야?

 

하루카: 그건…….

 

카나타: 후우라이에게도 아르고나에게도 미움받을 행동을 해왔어.

하지만, 형은 안 말리고 지켜봤잖아? 설마 정말로 본인은 상관없다고 생각한 거야?

무대에 서고 싶다, 이기고 싶다고 말하는데 말이지, 보통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녀석은 말리지 않아?

 

하루카: 나는 말렸잖아! 그만두라고, 이상하다고 몇 번이고 말했어!

 

카나타: 말뿐이잖아. 그런 건 누구든 할 수 있다고.

 

하루카: 그래도 나는, 너희랑은 달라……!

 

카나타: 다르지 않아. 우리 모-두 똑같아. 아직 모르는 건가…….

그럼 더 이해하기 쉽게 알려줄게. 왜 형이 슈 군이 한 행동을 묵인해온 건지.

그냥 본인이 이길 수 있으면 됐기 때문이야.

다른 밴드가 상처 입든, 무너지든, 본인만 괜찮으면 아무래도 상관없었어.

 

하루카: ……읏.

 

카나타: 반칙만 하는, 더러운 음악을 하는 녀석이 다른 녀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하지 말라고.

페스 결장은 당연한 결과야. 그야 입실론은 방해 행위를 했으니까.

그걸 막지 않은 하루카도 공범. 페스에 참가할 자격은 없어.

내가 하는 말, 이해하겠어?

이제 슬슬, 현실을 보라고.

 

하루카: …………!

 

카나타: 나도 형을 슬프게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고.

하지만, 누군가가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아는 게 늦어질 뿐이잖아.

……그래, 나랑 둘이서 밴드 맺을래?

하루카가 어떻게든 밴드가 하고 싶다고 한다면, 내가 같이 해줄게.

있지, 전에 둘이서 길거리 라이브 했을 때도, 엄청 분위기 좋았잖아?

분명 잘 될 거야.

하루카에게는 내가 있어. 그러니까 이제 포기하라고. 아르고나도 후우라이도, 페스에 관한 것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