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εpsilonΦ-]
[문소리]
레이지: ……후우.
카나타: ……있지, 왜 거기까지 알면서도, 슈쨩이 말하는 대로 하는 거야?
혹시, 선배도 약점 잡혔다, 거나?
레이지: (……바보치고는 감이 좋군, 카나타.)
……아냐, 지금은 해야 할 일을 해야지.
이건가……, 슈가 만들다 만 곡이. 흠……, 큰 틀의 음절과 구성은 정해둔 것 같군.
그렇군, 남은 건 여기에 건반으로 필을 넣어 틈새를 채우거나……, 아니면…….
레이지: ……좋아. 남은 건 세션을 하면서 채우는 게 빠르겠군.
(가사보다 곡을 먼저 쓰게 됐지만, 멜로디라인이 이 정도로 잡혔다면, 가사도 쓰기 편하겠지.)
(내가 편곡할 것도 없이, 구성은 거의 완성되어 있었다. 이게 만들다 만 것이라니…….)
잘 팔릴 것 같은 곡이지만, 흔한 느낌은 아니야. 압도적인 음악 센스는 의심할 수 없겠군.
슈: 그래 칭찬해줘가 고맙구마.
레이지: ……언제부터 있었던 겁니까.
슈: 그런 거 아무래도 괜찮잖여. 다 됐으믄 빨리 들리 주라.
슈: ……흐응, 잘 됐구마. 내가 만든 것처럼 완성했네.
레이지: 곡의 방향성은 제대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신의 취향에 맞췄을 뿐입니다.
슈: 헤에. 그렇구마. 내 취향이가.
레이지헌티 이런 재능이 있을 줄은 몰랐구마. 다음부터는 작곡도 맡겨부리까.
레이지: 변덕에 휘둘리는 것보다는,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슈: 후후……, 그런가.
있제, 잠깐 컴퓨터 만지게 해주라.
레이지: 얼마든지.
[타자 소리]
슈: 레이지, 아까 말했제? 내 취향으로 만들었다꼬. 그란데, 조금 다르다.
내 취향은, 전체적으로 BPM은 더 빠르게……, 그리고, 필은 좀 더 심플하게…….
[타자 소리]
슈: ……아앗! 우짜노!
레이지: …….
슈: 용서해주라! 실수로 데이터 삭제해부렀다.
레이지: ……깔끔하게, 빈 파일로 덮어씌우기까지 해버렸군요.
슈: 레이지, 화났나?
레이지: 그럴 리가.
완성한 곡을 당신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리란 것도, 그걸 지우려 하리란 것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슈: 아, 그래. 그럼, 다시 만들어야겄구마.
……있제, 레이지. 이런 기워낸 것 같은 곡으로, 내가 만족할 거라고 진심으로 생각한 건 아니겄제?
레이지: 그럼, 신곡은 누가 만드는 겁니까?
슈: 내, 말혔다 아이가. 그래 신곡이 만들고 싶으면 레이지가 만들라꼬.
그라니까, 레이지가 만들라꼬. 제대로 처음부터. 다음 라이브까지 시간도 얼마 없잖여?
레이지: ……알겠습니다.
슈: 아, 미리 말해두겄는디, 아까처럼 내 흉내 낸 곡은 을매나 가져와도 의미 없다꼬? 매번 지우는 것도 귀찮으이.
니가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 곡, 최고의 한 곡을 내헌티 가지오라.
레이지: 그렇지만, 지금부터 만들려면--.
슈: 그란까, 빨리 하라꼬. 라이브 날까지 시간 없잖여. 괜찮다, 그도 그럴 게, 레이지헌티는 재능이 있는 것 같으니께.
레이지: 하아……. 알고 있었지만……, 어쩌지. 내가 곡을 만든다고 해도, 슈가 납득할 거라고는…….
……최고의 한 곡, 인가.
……나에게 그건, ……그 곡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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