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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드라마

Fantôme Iris S-SOL -histoire des vampires- 보이스드라마

 

 

다이몬: 어때, 펠릭스.

 

펠릭스: 응, 좋네. MC 대본은 이렇게 하자.

 

다이몬: 당일 상황에 따라서는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나고야에서 하는 마지막 라이브야. 라이브하우스 측에서도 조금의 연장이라면 눈감아주겠지.

 

펠릭스: 다이몬. 그래도, 막차 시간에는 신경 쓰고 싶어. 사랑스러운 권속들을 밤거리에 내버려 둘 수는 없으니까.

 

다이몬: 그래. MC 시간 확인은 토모루에게 부탁해두지.

 

펠릭스: 후훗. 한동안 여기의 악기들과도 이별이구나.

 

[달그락]

 

펠릭스: 이 가게에서 다이몬이 우려준 홍차를 마시면, 정말 마음이 편안해져. 그걸 생각하면, 조금은 아쉽네.

 

다이몬: 그렇게 말해주니 기분 좋네. 일단락된 참이니, 홍차를 따뜻하게 다시 우려 줄게.

 

펠릭스: 이런, 재촉해버린 모양이구나.

 

[달그락]

[발소리]

 

코하루: 수고~. 오, 페리도 있었구나.

 

펠릭스: 여어, 코하루. 실례하고 있어.

 

코하루: 여기는 우리 집이 아니라고. 갑자기 예의 차리지 마.

 

다이몬: 어서 와. 마지막 출근은 어땠어?

 

코하루: 성대하게 배웅받고 왔다고. 봐줘, 이거! 애들이 선물해 준 거야.

 

펠릭스: 역작의 초상화와, 편지인가. 잔뜩 있네.

 

코하루: 응! 맡았던 반 애들, 전원한테 받은 거야. 노래도 불러줬다고.

 

펠릭스: 후훗, 애들이 많이 따랐구나.

 

다이몬: 코하루. 지금 홍차를 우리려던 참인데, 너도 마실 거지? 손이랑, 얼굴 씻고 와.

 

코하루: 응? 왜 그러는데.

 

다이몬: 눈이 빨갛고, 거칠어져 있어. 좀 식히고 오는 게 좋을 것 같아.

 

코하루: 읏, 아……!

 

펠릭스: 코하루도, 헤어지는 게 쓸쓸한가 보네.

 

다이몬: 그렇네. 하지만, 라이브 로열 페스는 우리에게 마지막 찬스가 될지도 몰라. 그러니까 가는 거야.

 

펠릭스: 그렇네. 아무튼, 도쿄에서의 신생활을 하게 되니 마음이 설레. 분명, 새로운 만남이 잔뜩 있겠지! 다이몬이 경영할 카페도 기대돼. 벽지는 이미 골랐니?

 

다이몬: 응. 내부 장식은……,

 

[삐롱]

 

펠릭스: 어라.

 

[삑 삑]

 

다이몬: 왜 그래?

 

펠릭스: 생각지도 못한 사람에게서 식사 권유가 들어왔어. 다이몬, 오늘 밤에 시간 있니?

 

 

펠릭스: 그럼, 어디 있으려나. 마중 나온다고는 했는데.

 

다이몬: 펠릭스. 역시 나는 돌아갈게.

 

펠릭스: 왜 그러니? 여기까지 와놓고.

 

다이몬: 나는 초대받지도 않았고, 민폐잖아. 형제끼리 만나는 데 방해가 될 거야.

 

펠릭스: 안 그래! 질베르는 기뻐할 거야. 사실은 코하루도 데려오고 싶었지만.

 

 

코하루: 뭐? 호텔 레스토랑? ……나는 패스. 이따가 닭꼬치 집에서 보육원 동료가 송별회 해주거든. 게다가, 그런 딱딱한 분위기에서 먹는 밥은, 밥 먹은 느낌이 안 든다고. 실제로 양도 적고. 패스.

 

 

펠릭스: 후우, 아쉽네. 차려입은 코하루를 에스코트하고 싶었는데.

 

다이몬: 아니, 그 녀석이 온다고 하더라도……, 스커트는 안 입지 않을까?

 

펠릭스: 물론 농담이야. 아, 우리 형님이 오신 것 같군.

 

[발소리]

 

질: Ça fait longtemps, Felix.

 

펠릭스: Content de te revoir, Gilbert.

 

질: 그래서, 다이몬인가. 몇 년 만에 보는 거지.

 

다이몬: 오랜만입니다, 질베르 씨.

 

펠릭스: 질도 다이몬을 만나고 싶어 할 것 같아서 말이지.

 

질: 온다는 말 들은 적 없다고. 정말, 너답군. 만나서 기뻐, 다이몬. 밥을 먹으면서, 너희 얘기를 들려주라고.

 

 

질: 코스는 계절 메뉴로. 내 음료는 와인을, 페어링으로.

 

펠릭스: 나도 같은 거로 할까. 다이몬은?

 

다이몬: 나는 탄산수로 하지. 돌아가면 다시 라이브 의상을 만들고 싶어.

 

질&펠릭스: 건배.

 

다이몬: 건, 건배…….

 

[챙]

 

질: 왜 그래, 그렇게 딱딱하게 앉아서.

 

다이몬: 아뇨. 역시 형제끼리 만나는데 방해해버린 건가 싶어서.

 

질: 어차피 펠릭스가 억지로 데리고 온 거잖아. 그런 녀석이니까.

 

펠릭스: 질을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말이지. 나고야에 출장 온 형에게의 선물이야.

 

질: 기쁜 서프라이즈군.

 

다이몬: 출장……. 질베르 씨는 지금도 프랑스 대사관에서 일하고 계신 건가요.

 

질: 그래. 다이몬도 악기점에?

 

다이몬: 네. 그렇지만, 도쿄의 페스에 참가하게 되어서, 가게는 어머니와 동생들에게 맡길 예정입니다. 도쿄에서는 카페를 열어서, 빈 공간에서 악기를 판매할까 싶습니다. 기타나 베이스, 만약 할 수 있다면, 바이올린도.

 

질: 바이올린인가. 좋네.

 

다이몬: 질베르 씨도 바이올린을?

 

질: 물론이지. 다이몬의 아버지에게서, 나와 펠릭스는 바이올린을 배웠거든. 들은 적 없나?

 

다이몬: 펠릭스가 배운 건 알고 있었지만, 질베르 씨도 아버지께 배우셨을 줄은.

 

펠릭스: 질의 바이올린 실력은 상당하거든. 선생님의 자랑스러운 학생이었어. 나도 따라잡고 싶다고 강하게 생각했었지.

 

질: 따라잡는다니, 나이가 몇 살이나 차이 난다고 생각하는 거야.

 

펠릭스: 열……, 몇 살이었지?

 

질: 아홉이다. 정말, 너는.

 

다이몬: 에?

 

질: 응?

 

다이몬: 아, 죄송합니다, 그것보다 더 젊어 보여서.

 

질: 하핫, 다이몬은 아부를 잘하는구나. 펠릭스가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건 초등학생 때고, 나는 고등학생이었어. 그때의 동생은, 조금 내향적이었는데. 쿠스노기 선생님만 잘 따르고, 친구랑 안 노니까, 부모 대신이었던 나는 꽤 걱정했었지.

 

다이몬: 지금의 펠릭스에게서는……, 상상하기 힘드네요.

 

질: 그렇겠지. 뭐, 우리 집안은 좀 특수했으니까, 그렇게 되는 것도 이해돼. 예전에는 흡혈귀의 아이라고 말……,

 

펠릭스: 질.

 

질: 아, 아무것도 아니야.

 

다이몬: 흡혈귀?

 

펠릭스: 생각해 보면, 지금 팬텀이 된 것도, 선생님 덕분이네. 일본에 와서 선생님의 아들인 다이몬과 만났고. 다이몬에게 소꿉친구인 코하루도 소개받았어.

 

다이몬: 아, 그랬지.

 

펠릭스: 코하루랑 처음 만났을 때는, 여자라고 착각해서 말이지. 후훗, 엄청나게 혼나버렸어.

 

다이몬: 하하, 그랬지. 막는 게 정말 힘들었지.

 

펠릭스: 다이몬은 전완 골절로 전치 2주였던가?

 

다이몬: 그건 다른 일이야.

 

펠릭스: 이런. 하지만, 그 뒤로 밴드를 결성하게 될 줄이야.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가 없네.

 

다이몬: 나도 내가 너희의 로디를 하고 있었을 때는, 내가 무대에서 드럼을 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질: 응? 다이몬은 원래 로디였던 건가?

 

다이몬: 아, 네. 펠릭스와 코하루가 팬텀 이전에 결성했던 밴드에서, 저는 로디를. 그게 해산되고, 저와 기타인 토모루, 쥰이 들어와서 Fantôme Iris가 결성됐습니다.

 

펠릭스: 이전 밴드도 비주얼 계이긴 했는데 말이지. 내가 흡혈귀의 왕이 된 것은 팬텀에서부터야.

 

질: 응? 흡혈귀의 왕?

 

펠릭스: 응! 다이몬이 조용한 성직자가 된 것도 팬텀에서부터.

 

질: 조용한 성직자가, 되었다고……?

 

펠릭스: 우리가 건국을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된 것도, 팬텀에서부터.

 

질: 건국……, 여행……?

 

다이몬: 펠릭스. 펠릭스! 질베르 씨가 곤란해하시잖아.

 

펠릭스: 왜 그래, 질?

 

다이몬: 죄송합니다, 설명은 제가 할게요.

 

질: 그래 주면 좋겠어.

 

다이몬: Fantôme Iris는 비주얼 계 밴드로서, 스토리와 각 멤버의 설정이 있습니다. 펠릭스는 흡혈귀의 왕. 기타인 토모루는 그를 따르는 오른팔의 담피르. 기타인 쥰은 잔혹한 흡혈귀, 코하루는 펠릭스와는 다른 파벌의 흡혈귀, 저는 인간이면서 펠릭스를 불러버린 성직자. ……라는 설정입니다.

 

질: 그런 설정.

 

다이몬: 예. 성직자인 저는 사람과 흡혈귀의 싸움이 심해지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었습니다만, 실수로 흡혈귀의 왕, 펠릭스를 소환해버린 겁니다. 거기서 흡혈귀인 다른 멤버들이 함께하게 되어, 흡혈귀와 인간, 두 종족이 공존할 수 있는 나라의 건국을 목표로 하며, 그걸 위해서 밴드 활동을 하고 있다. ……는 설정입니다.

 

질: 그런 설정.

 

다이몬: 네, 죄송합니다. 갑자기 이런 걸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렵겠지요.

 

질: 아니. 잘 설명해줘서 고마워. 그렇군. 하핫. 왠지 옛날 생각이 나네.

 

다이몬: 옛날 생각이요?

 

질: 그래. 나도 학생일 때부터 비주얼계 밴드에 관심이 있었거든. 일본의 비주얼 계 밴드가 프랑스에 투어하게 됐을 때는 정말 기뻤지.

 

다이몬: 그건……. 의외네요.

 

펠릭스: 후훗, 이해해, 다이몬. 질은 언뜻 보기에는 융통성이 없어 보이니까. 하지만, 내가 비주얼 계 록 밴드에 끌린 건, 틀림없이 질의 영향이야.

 

다이몬: 그런 거였나.

 

질: 밴드 활동도 했지만, 최근에는 영 시간을 잡기가 힘들어서. 라이브에도 못 가고 있어.

 

펠릭스: 그건 안타까운 일이네. 음악은 마음의 영양이니까. 아아, 그래. 질의 출장은 언제까지야?

 

질: 다음 주 일요일 밤에는 돌아갈 예정인데. 그게 왜?

 

펠릭스: 그날, 우리 Fantôme Iris의 라이브가 있어. 라이브 로열 페스에 참가하기 위해 도쿄로 거점을 옮기니까, 나고야에서의 마지막 라이브가 돼. 그걸 질이 꼭 봐줬으면 해서 말이지.

 

다이몬: 멋지게 만들 예정입니다. 괜찮으시다면 부디.

 

질: 아아, 알겠어. 스케줄을 조정해보지.

 

펠릭스: 후훗, 기다리고 있을게, 질.

 

 

[발소리]

 

D: 수고했어. 코하루는 어디 갔어? 안 보이는데.

 

FELIX: 잠깐 세수를 하고 온다는 것 같던데.

 

D: 응? 코하루는 항상 타올로 적당히……. …아. 그렇군.

 

FELIX: 자기답지 않다, 고 했지만 말이지. 그만큼 오늘은 멋졌어.

 

LIGHT: 그렇죠. 이때까지 중 제일 달아올랐고 말이죠. 저희도 최고의 연주를 할 수 있었어요!

 

ZACK: 연습할 때는 토모루의 얼굴이 사색이라 어떻게 될지 싶었는데.

 

LIGHT: 그건 밤샌 직후라 잠을 못 자서 그런 거라고 했잖아.

 

ZACK: 블랙 기업 무서워……. 절대 무리. 하지만, 오늘 토모루의 연주는 좋았어. 「석류」의 기타 리프, 평소보다도 잘 맞아떨어졌고.

 

LIGHT: 확실히, 그건 기분 좋았지. 쥰도 좋았어. 하이라이트의 기타 솔로, 엄청난 박력이었어. MC는 평소보다 폭언이 많아서 좀 걱정했지만.

 

ZACK: 그, 그건, 있지. 무대 위의 나는, ZACK는 누구도 막을 수 없으니까.

 

LIGHT: 아니, 너는 힘내서 막아달라고. 하지만, 정말 평소의 쥰이랑은 전혀 다른 존재네, ZACK는.

 

ZACK: LIGHT도 평소 토모루랑은 다르다고.

 

LIGHT: 뭐, 그렇지. LIGHT로 있는 동안은, 쿠로카와 토모루를 잊을 수 있어. 일에 대한 것도, 생활에 대한 것도, 쓸데없는 건 전부 잊고, 그저 세계관과 음악에 잠겨있을 수 있다고 할까.

 

FELIX: 좋은 일이잖니! 현실을 잊고, 마음을 환상의 세계로 유혹해. 그게, Fantôme Iris의 음악이니까.

…응? ……아, 미안. 잠깐 나갔다 올게.

 

D: 펠릭스.

 

LIGHT: 다이몬 씨, 왜 그러세요?

 

D: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코하루의 상태를 보고 올게.

 

LIGHT: 네, 알겠어요.

그건 그렇고, LR페스 출전이 결정되고 나서부터 오늘까지, 순식간이었지. 상경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나고야에서 마지막 라이브를 하고. 남은 건, 페스를 기다리는 것뿐, 인가.

 

ZACK: 토모루, 잘됐네.

 

LIGHT: 응? 갑자기 왜 그래?

 

ZACK: 그야, 대학 때부터 자주 얘기했잖아. 음악으로 먹고살고 싶다고. 페스에서 우승하면, 그 꿈이 이루어지니까.

 

LIGHT: 응, 처음이자 마지막의 찬스라고 생각하고 있어. 대학생 때는 결국 포기하고 취직해버렸으니까. 이번에야말로, 싶어.

 

ZACK: 그립네-. 그렇게 막았는데도, 블랙 회사에 입사해서, 사축이 되어서.

 

LIGHT: 사축은 말 안 해도 되잖아! 쥰도 처음엔 마차의 말처럼 일했잖아? 뭐, 1년 만에 그만뒀지만.

 

ZACK: 그렇지만, 영업이라고? 하필이면 영업! 토모루는 내가 영업 일을 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과 센스가 있다고 생각해? 있을 리가 없지. 처음부터 나한텐 안 맞았다고. 직장사람들이랑은전혀못어울렸고판매실적도항상나빴고항상손님한테혼나고이것도저것도나한테사회성이없고불행하니까…….

 

LIGHT: 아, 미안하다니까. 그렇게 기죽지 말라고. 확실히 의사소통 능력은 없지만, 쥰에게는 음악의 재능이 있잖아? 페리상이 쓴 가사와 세계관에 맞춰서 작곡을 하다니,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ZACK: 웃……, 항상 웃는 얼굴로 다시 만들라는 소리를 듣지만…….

 

LIGHT: 아무튼 울지 말라니까. 자, 쥰. 이제 뒤풀이 갈 거니까. 다이몬 씨들이 돌아오기 전에 준비해둬야지. 응?

 

ZACK: 우웃…… 응…….

 

 

[발소리]

 

질: 펠릭스!

 

FELIX: 질. 와줬구나.

 

질: 그래. 어떻게든 늦지 않을 수 있었어. 시간은 그다지 없지만, 어떻게든 감상을 전해주고 싶어서 말이지.

 

FELIX: Merci.

 

질: 좋은 라이브였어. 라고 말하면 진부하지만. 너희 밴드 멤버와 팬……, 실례. 권속이 서로 협력하며, 하나의 매력적인 세계관을 만들어내고 있었어. 라이브는 오랜만이었지만, 역시 비주얼 계는 좋군.

 

FELIX: 후훗, 다시 밴드가 하고 싶어졌어?

 

질: 조금은. 이젠 너무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FELIX: 무언가를 하는 데 너무 늦는 건 없어!

 

질: 네게 그런 소리를 들으면, 정말 그렇다는 기분이 들어. 맞아, 라이브 로열 페스에 대해서 조금 알아봤는데. 이번 출전 밴드 중에 사회인은 너희뿐이고, 중, 고등학생인 밴드도 있다는 것 같더군.

 

FELIX: 그렇게 알고 있어.

 

질: 두 번은 없어. 한 번뿐인 힘든 도전이 될 거야.

 

FELIX: 그렇지. 그렇기에, 정말 기대돼!

 

질: 훗.

 

FELIX: 질?

 

질: 아냐. 그랬던 네가, 말이지. 즐거워 보여서 다행이야.

 

FELIX: 무슨 소리야, 질. 나는 언제나 행복하다고.

 

질: 그런가.

 

FELIX: 하지만, 확실히 지금이 가장 기쁠지도 모르겠어.

 

쥰: 펠릭스 상~! 어디 가셨어요~?

 

토모루: 페리상~! 빨리 안 가면, 뒤풀이 예약 시간 지나버려요!

 

FELIX: 후훗, 그건 분명, 저 아이들 덕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