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εpsilonΦ/밴드 스토리

1장 1화 -통달

[셰어하우스 -εpsilonΦ-]

 

레이지: 슈, 준비됐습니까. 이제 슬슬 출발하지 않으면, 사장님과의 약속 시간에 늦습니다.

 

슈: 시끄럽구마…. 그래 서두를 필요 없다 아이가.

그보다, 갑자기 뭐고…. 파파가 나한테 할 얘기가 있다니.

 

레이지: 요전번의 스타팅 라이브에 대해 할 말이 있다는 것 같습니다.

 

슈: …레이지, 뭔가 쓸데없는 말한 거 아이가?

 

레이지: 스타팅 라이브는 LR페스의 전초전입니다. 그 결과를 주최회사인 덕리버사가 파악하는 건 당연하죠.

제가 보고할 것도 없이, εpsilonΦ의 불참은 바로 사장님께 전해질 겁니다.

 

슈: 흥…. 머리를 꽤 쓴 대답이군. 재미읎게.

 

 

[덕리버사]

 

덕리버사 비서: 슈님, 레이지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레이지: …사장님은?

 

덕리버사 비서: 해외 아티스트의 시찰 때문에 계시지 않습니다. 대리로 제가 왔습니다.

 

슈: 헤에…. 자기가 불러놓고 본인이 안 오다니. 여전히 바쁘신 몸이구마.

 

덕리버사 비서: 예. 그러니, 오늘은 용건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슈: ….

 

덕리버사 비서: 사장님으로부터의 전언입니다. 슈님, 당신은 εpsilonΦ에서 탈퇴해 주십시오.

 

슈: 하아…?

 

덕리버사 비서: 스타팅 라이브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것 같더군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면 너는 이제 교토로 돌아가라."라고, 사장님이 말하셨습니다.

 

레이지: 잠깐 기다려주세요…. 갑자기 무슨….

 

덕리버사 비서: 갑자기가 아닙니다. 알고 계시겠지만 사장님은 매우 바쁘신 분이니. 그런 중에도, 저에게 전언을 남길 정도로 이 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계신 겁니다.

 

레이지: 하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덕리버사 비서: 새로운 보컬은 회사가 찾아두겠습니다. 스카우트 맨들이 몇 명, 후보를 내놓았으니, 밴드에 구멍이 날 걱정은 없습니다.

 

슈: εpsilonΦ는 내가 만든 밴드다. 곡도 가사도, 전부 내가 생각하고 있다꼬….

아무리 파파의 명령이라 캐도…. 그래 제멋대로인 걸 용서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덕리버사 비서: ……슈님, 당신, 뭔가 착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슈: 하아…?

 

덕리버사 비서: 제가 말하기엔 주제넘은 말이지만, 사장님은 항상 당신의 방약무인한 행동에 항의를 받아오셨습니다.

사장님이 슈님을 자유롭게 내두고 있는 것은, 절대 당신을 유명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모든 것은 우리 회사, 덕리버를 위해서입니다.

LR페스는 우리 회사가 세계에 선전하며 영업할 밴드를 결정하는 페스입니다. 실력, 인기, 유일무이한 음악성을 가진 밴드를 원하고 있죠.

εpsilonΦ의 실력 자체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생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높은 연주 기술. 화제성도 충분하지요.

하지만, 프런트맨이 슈님일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이 밴드의 발목을 붙잡는다면, 더욱.

 

슈: 뭐고…, 그게….

 

덕리버사 비서: 슈님은 작곡에 집중하고, 프로듀스 업에 전념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슈: 당신들은 εpsilonΦ라는 껍데기가 필요한 것 뿐이잖여? 그걸 위해서 형편 좋은 억지소리를 술술 말해대기는….

 

덕리버사 비서: 당신도 사장님의 아들이라면 냉정하게 생각해 주십시오.

이런 시대니까요. 당신이 덕리버사 사장의 아들이라는 건 금세 세간에 알려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쓸데없는 편견이 생기겠죠. εpsilonΦ는 우리 회사라는 뒷배가 있었던 게 아니냐…, 하는.

즉, 당신이 만든 εpsilonΦ에게, 당신의 존재 자체가 방해될 때가 언젠가 올지도 모른단 말입니다.

 

슈: …곧 내 실력으로는 인정받을 수 없을기란 소리라도 하고 싶은 기가…?

 

덕리버사 비서: 아니라고 말하고 싶으시다면, 그 실력을 증명해주십시오. 약아빠진 핑계 따위 하지 말고, 음악 그 자체로.

사장님으로부터 한 가지 더, 전언이 있습니다. LR페스 전에, εpsilonΦ는 단독 라이브를 진행하라, 는 것입니다.

회장은 회사에서 준비해두겠습니다. 당신의 실력에 어울리는 큰 라이브 하우스로. 거기서 관객을 열광시켜서, 성공해보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사장님은 당신의 실력을 인정할 테지요.

 

슈: 속이 뻔히 다 보인다고. 밴드에 빠지라고 하드니, 이번엔 단독 라이브를 하라꼬? 거기까지가 당신들의 계획이겠구마.

 

덕리버사 비서: 어떻게 받아들이시든 상관없습니다. 그저, 이다음은 이제 없다는 건 알아두십시오.

할 말은 끝입니다.

'εpsilonΦ > 밴드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장 1화 -하루카의 짜증  (0) 2021.03.05
1장 5화 -슈의 곡  (0) 2021.03.05
1장 4화 -새로운 장난감  (0) 2021.03.05
1장 3화 -장난감 고르기  (0) 2021.03.05
1장 2화 -판단의 무대  (0) 2021.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