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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드라마

Fantôme Iris 보이스드라마「피에로-숨겨둔 갈등-」

https://www.youtube.com/watch?v=ZEpFeRqHmM4

 

 

펠릭스: STOP. 다들, 연주 멈춰줄래?

 

코하루: 응? 왜 그래, 페리. 

 

펠릭스: 미안해. 토모루, 쥰, 잠깐 괜찮아?

 

토모루: 후으……, 그럴 줄 알았어요.

 

쥰: 죄죄죄죄죄, 죄송합니다! 제 미스가 많아서……,

 

다이몬: 쥰, 완성된 지 얼마 안 된 곡이니까 신경 쓰지 마.

 

토모루: 죄송합니다. 저도 다음 연습까지 더 연습할 테니까.

 

펠릭스: 아, 내가 신경 쓰였던 건 그게 아니야.

 

코하루: 그럼 뭔데.

 

펠릭스: 이 곡은, 토모루와 쥰의 기타가 정말 인상적이잖니. 둘이서 주고받는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둘의 소리가 맞물리지 않는 느낌이 들어.

 

다이몬: ……?

 

펠릭스: 하지만, 이건 아마 미스가 없어지더라도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고 생각해.

 

토모루: 그럼, 어떻게 해야…….

 

펠릭스: 나는, 이 곡의 기타에 경쟁하는 이미지가 있었으면 해. 그러면 분명, 더 좋아질 거야.

 

토모루: 경쟁하는 이미지……, 인가요. 으음…….

 

펠릭스: 그렇네……. 너희들 사이에 생기는 라이벌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우려나.

 

쥰: 에? 라이벌……, 이라니, 나랑 토모루가?

 

 

쥰: 하아…….

 

다이몬: 쥰, 아까부터 10번 이상 한숨을 쉬고 있어.

 

쥰: 죄송합니다.

 

다이몬: 기타 연습이 순조롭지 않은 건가?

 

쥰: 아뇨, 제 파트의 미스는 어떻게든 줄고 있어요.

 

다이몬: 그렇다면, 펠릭스가 말한 토모루와 경쟁한다는 것 때문인가.

 

쥰: 네. 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토모루와 저에 대해서 이것저것 생각했거든요.

 

다이몬: 그런가.

 

쥰: 토모루는, 예전부터 저 같은 아싸한테도 엄청 상냥해서. 성실하고, 노력가고, 정말 굉장한 녀석이에요. 그러니까, 토모루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서. 저, 솔직히 말하자면, 그……,

 

다이몬: 싸우고 싶지 않은 거잖아, 토모루랑.

 

쥰: 알아주시는 거예요?

 

다이몬: 그래, 쥰에게 토모루는, 절대 잃고 싶지 않은 존재니까. 아니야?

 

쥰: 맞아요. 토모루는 제 유일한, 정말 소중한 친구예요.

 

다이몬: 그렇지. 그건, 토모루에게도 같을 거야.

 

쥰: 그러면 좋겠는데…….

 

다이몬: 싸우는 것으로 관계가 바뀌는 것을 두려워하는 거군.

 

쥰: 그럴……, 지도. 게다가, 라이벌이라니, 서로가 대등한 관계의 인간이 되는 거잖아요? 저 같은 게 어울린다고 생각할 수가 없어요. 저 같은 잉여 인간이 토모루와 어깨를 나란히 하다니, 있을 수 없어.

 

다이몬: ……. 홍차, 한 잔 더 마실래? 몸이 따뜻해지면, 조금은 마음도 풀어질 거야.

 

쥰: 네……. 감사합니다. 잘 마실게요.

 

[달그락]

 

 

토모루: 그럼, 집에 도착하면 바로 개인 연습해야지. 하지만, 이대로 연습을 계속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으려나.

 

코하루: 어? 토모루잖아. 

 

토모루: 어? 코하루 상.

 

코하루: 심부름하고 돌아가는 길이야. 아, 토모루는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이지? 오늘은 꽤 빠르네.

 

토모루: 네, 집에서 기타 연습을 하려고요. 급하게 일을 정리하고 왔어요.

 

코하루: 있지 토모루, 저녁밥 아직 안 먹었지? 뭐라도 가볍게 먹고 가자고.

 

토모루: 그렇지만……,

 

코하루: 어차피 밥 먹을 시간도 아껴서 연습할 생각이었잖아? 자, 빨리 가자고!

 

토모루: 네…!

 

 

코하루: 그래서, 귀찮으니까 대놓고 말하겠는데, 지금 네가 고민하고 있는 거, 말해보라고.

 

토모루: 아하핫……, 코하루 상은 역시 다 눈치채시네요. 저기……, 코하루 상이랑 다이몬 상은, 서로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한 적 있나요?

 

코하루: 없어. 그 녀석이랑은 오래 알고 지냈지만. 의외야?

 

토모루: 아뇨, 이해해요. 저도 그 녀석을, …쥰을 라이벌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서.

 

코하루: 훗, 그렇겠지. 너랑 쥰은, 둘 다 기타하고 있잖아? 이때까지 쥰한테 이기고 싶다거나, 이것만큼은 쥰에게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게 하나도 없었어?

 

토모루: 음……, 질문의 답이랑은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코하루: 괜찮아, 말해봐.

 

토모루: 최근 며칠간 둘이서 연습하면서 통감했어요. 저는 쥰의 성장 속도에 전혀 따라가지 못한다는 걸. 쥰의 음악 센스나 기술은 정말 굉장하잖아요. 어떤 곡도 쓸 수 있고, 기타도 일류고. 저는, 어떻게 애써도 쥰 같은 천재를 따라잡을 수는 없어요.

 

코하루: 으음……?

 

토모루: 그 녀석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저는 범인이구나, 하고.

 

코하루: 토모루, 잠깐 창문 쪽 봐봐.

 

토모루: 엣? 밖에 뭐가 있는 건가요?

 

코하루: 아니, 창문에 비친 너, 정말 분하다는 표정이지 않아?

 

토모루: 아……,

 

코하루: 하핫, 귀한 걸 봤네.

 

토모루: …….

 

코하루: 토모루, 너는 지금, 입으로는 쥰에게 이길 수 없다고 했지만, 사실은 마음속 어딘가에서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거 아냐?

 

토모루: 지고 싶지, 않다…….

 

 

토모루: 쥰, 지금 부분, 좀 더 내가 타이밍을 맞추는 게 좋을까?

 

쥰: 음……, 아까 느낌으로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토모루: 곧 모두들 모일 시간이니까. 한 번만 더 해봐도 될까?

 

쥰: 응, 알겠어. 그럼 내 파트부터 들어갈게.

 

 

토모루: 역시, 쥰은 천재야.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아. 그래도, 나는 음악을 좋아하고, 좀 더 능숙해지고 싶어. 쥰처럼 굉장한 연주를 하고 싶어. 아니, 쥰에게 지지 않을 정도의 기타를 치고 싶어.

 

 

쥰: 아, 방금 거 꽤 좋았을지도! 이거라면 분명 펠릭스 상도 마음에 들어 할 거야!

 

토모루: 응. …있지, 쥰. 들어줬으면 하는 말이 있는데.

 

쥰: 응? 뭐야? 나, 역시 별로였어?

 

토모루: 아니야, 쥰은 전혀 별로 같은 게 아니야.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건 나야. 그러니까 나는, …누구보다 굉장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쥰이, 사실은, 부럽다고 생각해왔다는 걸 알아챘어.

 

쥰: 응?

 

토모루: 하지만 나도 음악이, 기타가 좋아. 그러니까, 훨씬 더 능숙해지고 싶어. 쥰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쥰: 그만해, 토모루. 같은 밴드니까 누가 이기거나 진다거나 하는 얘기가 아니잖아.

 

토모루: 아니, 그런 얘기가 맞아. 적어도 나는, 음악에서 쥰에게 진 채로 있고 싶진 않아. 그러니까, 앞으로는 그런 마음을 억누르지 않기로 했어. 그러지 않으면 나는, 언제까지고 실력이 늘지 않을 테니까.

 

쥰: 혹시, 펠릭스 상이 말했던 얘기? 하지만, 하지만 난, 토모루랑 싸우고 싶지 않아. 토모루는 친구인걸. 라이벌 같은 건 될 수 없어!

 

토모루: 딱히 친구를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잖아. 하지만, 내가 미스를 하더라도, 성장이 늦더라도, 동정이나 배려는 하지 않았으면 해.

 

쥰: 동정 같은 거 안 해! 나는 토모루랑 같이 기타를 치는 게 정말 즐겁단 말이야! 다른 사람이 아니라, 토모루와 함께니까…….

 

토모루: 있잖아……, 쥰은 나랑 기타를 치면서 즐겁다는 생각밖에 안 하는 거야? 그건 마음속에서는 자기가 기술적인 면에서는 뒤처질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 아냐?

 

쥰: 그런 생각 할 리 없잖아! 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토모루: 아무튼, 지금 그대로는 안 된다고……. 우리는 이제, 사이좋게만 지낼 수는 없다고 생각해.

 

쥰: 왜 사이좋게 하면 안 되는 건데? 왜 토모루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결정짓는 건데!

 

토모루: 나는 진지하게 음악을 하고 싶어! 쥰도 그렇잖아! 아니야?

 

쥰: 나는……!

 

토모루: 있잖아, 쥰. 서로에게 어리광 부리는 건 그만 두자. 다음 라이브에서는, 나를 동료지만 라이벌로서 봐줬으면 해. 그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쥰: 토모루…….

 

 

펠릭스: STOP.

 

토모루: …….

 

펠릭스: 이전보다는 좋아졌지만, 완성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 같네. 어떻게 해야 하려나.

 

쥰: 저……, 죄송해요, 펠릭스 상. 괜찮으시다면 아까 잘 안 됐던 부분을 확인하고 싶은데요.

 

토모루: 응, 내가 미스했던 부분인가.

 

쥰: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아, 아니. 그래. 몇 번인가 했던 그 부분.

 

코하루: 어이, 어이, 뭔가 삐걱대고 있지 않아? 토모루도 쥰도, 말투에 가시가 있다고?

 

토모루: 아뇨, 제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건 사실이니까요.

 

쥰: 몇 번 더 맞추면 아마 감각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나도 좀 더 어레인지해 볼게.

 

다이몬: 그렇네. 그럼 되지 않을까.

 

펠릭스: 그래, 그럼 한 번 더 해볼까.

 

 

펠릭스: 응, 오늘은 여기까지. 다들 수고했어.

 

코하루: 수고했어! 뭔가 엄청 집중했네.

 

다이몬: 응, 나도 연주하면서 좀 뜨거워졌어.

 

펠릭스: 그렇네. 아, 그리고 토모루, 쥰.

 

쥰: 아……,

 

토모루: 네.

 

펠릭스: 둘 다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 본방을 기대하고 있을게.

 

토모루: 그런가요, 다행이에요.

 

펠릭스: 자, 다들! 배고프지 않니? 뭔가 먹고 돌아가지 않겠어? 오늘은 내가 저녁을 사도록 하지.

 

코하루: 오, 좋은 말 하네. 맛있는 거 먹여달라고.

 

펠릭스: 물론이지! 다이몬, 이전에 같이 갔던 가게는 어떨까.

 

다이몬: 그렇네. 그럼, 자리가 있는지 전화해보도록 하지.

 

쥰: 저, 저기……,

 

다이몬: 왜 그래?

 

쥰: 저는 조금만 더 연습하고 싶으니까 먼저 돌아갈게요.

 

토모루: …저도 돌아가서 연습하고 싶으니까, 오늘은 패스할게요.

 

코하루: 뭐야, 토모루도야?

 

토모루: 죄송해요, 조금만 더 하면 붙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편의점 들렀다 갈게요. 쥰은, 어떻게 할 거야?

 

쥰: 난, …괜찮아, 바로 돌아갈 거야.

 

토모루: 그래, 알겠어.

 

펠릭스: 그럼, 둘 다 조심해서 돌아가렴. 다 같이 식사하는 건 다음 기회에 하자꾸나.

 

다이몬: 너희들, 너무 자기를 몰아붙이지는 마.

 

코하루: 밥 제대로 챙겨 먹으라고.

 

토모루: 네, 그럼 이만. 수고하셨어요.

 

쥰: 수고하셨어요.

 

코하루: 있지, 뭔가 분위기 조금 바뀌었지. 저 녀석들, 삐걱대기는 하지만, 그냥 싸움 같지는 않다고나 할까.

 

펠릭스: 그렇네. 연주도, 이전보다 각자의 음색이 날카로워졌다고 생각해.

 

코하루: 그렇지. 뭐, 무슨 일이 있었던 거겠지.

 

다이몬: 일보 전진, 이라는 거겠지.

 

코하루: 어쩐지 갑자기, 그 녀석들이 밴드에 막 들어왔을 때가 떠올라. 첫 라이브까지, 힘들었지.

 

펠릭스: 어라, 그랬니?

 

다이몬: 펠릭스는 기억 못 할지도 모르지. 그때, 둘을 보살폈던 건 나랑 코하루니까.

 

코하루: 그 녀석들 본방 전까지 엄청 긴장해서 말이지. 몸을 서로 맞대고 벌벌 떠는 소동물 같았잖아.

 

펠릭스: 후훗, 그런 일도 있었던가. 뭐, 어떻게 됐든, 결과가 좋았으니 됐지 않니.

 

코하루: 아무것도 안 했던 네가 말하지 말라고.

 

펠릭스: 후훗, 그럼, 밥을 먹으면서 추억 이야기 꽃을 피워보도록 할까.

 

 

[4 years ago)

 

펠릭스: 그런고로. 이번 주 토요일에 라이브가 결정되었어. 우리 Fantôme Iris의 첫 라이브야.

 

코하루: 하아? 매번 너무 갑작스럽잖아.

 

다이몬: 회장은 잡아둔 건가.

 

펠릭스: 응. 우리의 세계관에 딱 어울리는, 멋진 라이브 하우스를 발견해서 말이지.

 

다이몬: 그런가. 그럼, 의상 부분도 서둘러야겠군.

 

토모루: 저, 저기…, 하지만, 벌써 본방이라니, 괜찮을까요.

 

쥰: 흐으으…,

 

코하루: 미안해, 쿠로카와랑 스자키도. 페리는 항상 이러거든.

 

다이몬: 매번 억지를 부리지. 마음을 다지는 수밖에 없…,

 

펠릭스: 자, 자. 그럼 연습을 재개하도록 하자. 둘 다, 다음 곡 악보는 건네줬었지? 할 수 있겠어? 

 

토모루: 네, 연습은 해왔는데, …쥰도 괜찮겠어?

 

쥰: 으, 응…, 일단은….

 

펠릭스: 훗, 그럼, 맞춰볼까.

 

 

토모루: 그럼, 저희는 이쪽이라서. 오늘은 수고하셨어요. 자, 쥰도.

 

쥰: 수고하셨습니다….

 

펠릭스: À bientôt! 조심해서 돌아가렴.

 

다이몬: 수고했어. 밥도 잘 챙겨 먹고, 잘 자도록.

 

코하루: 수고했어, 다음 연습 때 봐.

 

코하루: 있지, 페리, 진짜 괜찮은 거야?

 

펠릭스: 괜찮냐니, 뭐가?

 

코하루: 아까 저 녀석들 말이야. 본방 얘기를 하자마자 딱딱해져서 엉망진창인 연주를 했잖아.

 

다이몬: 역시, 라이브는 아직 빠른 거 아냐? 쿠로카와와 스자키가 좀 더 밴드에 익숙해진 다음이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펠릭스: 후훗, 걱정할 필요 없어. 분명 잘 될 거야. 난 알 수 있어.

 

다이몬: 근거는 있는 건가?

 

펠릭스: 일본어로는, 감, 이라고 하던가.

 

코하루: 감이라니, 너….

 

펠릭스: 하지만, 나의 그런 감이 틀린 적이 없다는 건, 둘도 잘 알고 있잖아?

 

다이몬: 뭐…, 그렇지.

 

코하루: 하아, 알겠다고. 그렇게 확신이 있다면, 그 말, 믿어줄게.

 

다이몬: 그렇다고는 해도, 조금은 지원해줘야겠지. 나랑 코하루가 둘의 상태를 지켜보도록 할까.

 

코하루: 좋아.

 

펠릭스: 고마워, 둘 다. 잘 부탁할게.

 

 

코하루: 이야…, 잔뜩 먹었네. 맛있는 가게였어.

 

다이몬: 응. 다음엔 꼭 다섯이서 가자.

 

코하루: 그나저나, 오랜만에 그리운 이야기를 했네.

 

다이몬: 그 둘을 보살펴줬던 건, 역시 추억이군. 나와 코하루의 방법은 전혀 달랐지만.

 

코하루: 나는 토모루를 배팅 센터에 자주 데려갔었지. 더럽게 성실한 녀석이니, 좀 활기차지지 않을까 하고.

 

다이몬: 토모루는 코하루 덕에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다시 떠올렸다고 자주 말하더라.

 

코하루: 그 녀석, 의외로 체력 좋았지, 쥰은 통 못 따라왔지만.

 

다이몬: 쥰은 여하튼 건강을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니까. 조금씩 이야기를 걸어서 경계를 풀게 하고, 밥을 먹게 했었지.

 

코하루: 버려진 고양이를 길들이는 것 같았지. 히힛.

 

다이몬: 그때랑 비교하면, 둘 다 정말 성장했군.

 

코하루: 이제는 서로를 자극하면서 좋은 소리를 내게 되었을 정도니까 말이지.

 

다이몬: 그렇네. 본인들이 눈치채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코하루: 우리도 지고 있을 수는 없겠네.

 

다이몬: 그래. 그 녀석들을 지켜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도 성장해야겠다, 는 거지.

 

코하루: 지금부터 연습이라도 한번 할까.

 

다이몬: 나는 상관없지만, 내일 아침 일찍 나가야 하지 않아?

 

코하루: 이런 건 삘이 왔을 때 해야 하는 거라고. 그리고, …나는 이제, 이번에야말로 해산하고 싶지 않다고. 그걸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뭐든지 할 거야.

 

다이몬: 알고 있어. 나도 코하루와 같은 생각이야.

 

 

ZACK: 다행이다…. 어떻게든 끝났어….

 

FELIX: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멋진 퍼포먼스였어. 특히, 토모루와 쥰이 연주를 주고받는 부분은 정말 멋졌어.

 

LIGHT: 앗…, 감사합니다.

 

FELIX: 물론, 코하루와 다이몬도. 역시 둘의 콤비네이션이네. 오늘 밤은 정말 좋은 연주였어.

 

HARU: 아니, 페리의 노래도 최고였다고. 하지만, 역시 오늘의 MVP는 토모루랑 쥰이지! 신곡, 엄청 분위기 좋았지!

 

D: 응, 둘 다, 힘내 줬구나.

 

ZACK: 흐아…, 감사합니다.

 

HARU: 하핫, 라이브 중의 기세등등한 모드가 거짓말 같네.

 

FELIX: 자, 그럼 뒤풀이를 하도록 할까. 시간도 늦었으니, 집에 돌아가서 내가 간단한 걸 만들어서…,

 

HARU: 잠깐 다이몬, 페리의 그쪽 팔, 잡아줄래?

 

D: 알겠어.

 

FELIX: 어라? 왜 둘이서 나를 붙잡는 거니?

 

HARU: 됐으니까. 그럼 뒤풀이는 요전에 셋이서 갔던 가게에서 하자고.

 

D: 오늘도 펠릭스에게 얻어먹도록 하지.

 

LIGHT: 하핫….

 

 

쥰: 저기, 토모루.

 

토모루: 응? 왜 그래.

 

쥰: 있지, 전에 토모루가 동료지만 라이벌로서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던 거 말인데.

 

토모루: 아, 응….

 

쥰: 그 뒤로 줄곧, 그걸 의식하고 있었어. 토모루, 점점 실력이 늘어가서 말이지. 그걸 보고 있었더니,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는데. 오늘 라이브로 토모루의 연주를 듣고, 나 엄청 초조해져서 말이지. 그때, 나도 제대로, 토모루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알아챘어. 그랬더니, 우리 둘의 기타가 들은 적이 없는 소리가 되었어.

 

토모루: 나도 알겠더라. 굉장했지.

 

쥰: 이게 라이벌 의식이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토모루랑, 친구이면서 라이벌이 되고 싶어. 나 같은 걸로 괜찮을지는 아직 자신이 없지만.

 

토모루: 쥰. 나는 쥰이기에 친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라이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

 

쥰: 정말?

 

토모루: 응. 쥰과 나이기에, 친구이면서, 동료이면서, 라이벌이 될 수 있는 거야.

 

쥰: 토모루…, 고마워.

 

 

토모루: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건, 내 쪽이야. 쥰이 있기에, 포기할 뻔했던 꿈을 좇을 수 있어. 쥰이 라이벌이기에, 나는 아직 위를 목표로 나아갈 수 있어.

 

쥰: 토모루와 만나서 다행이야. 토모루가 있기에, 음악을 더 즐겁다고 느낄 수 있어. 토모루가 라이벌이기에, 모른 척하고 있었던 마음도 똑바로 볼 수  있어.

 

 

토모루: 응? 무슨 말했어?

 

쥰: 토모루야 말로, 무슨 말했어?

 

토모루: 딱히, 아무것도 아니야. 앞으로도 잘 부탁해, 쥰.

 

쥰: 응, 잘 부탁해, 토모루.

 

코하루: 얘기는 끝났어? 이제 나갈 거라고.

 

토모루: 아, 네! 지금 갈게요!

 

다이몬: 코하루, 다 모였나.

 

코하루: 응, 다 모였어. 있지, 다이몬. 이번에야말로, 이 밴드를 끝까지 지켜내자.

 

다이몬: 그렇네, 이제 두 번 다시 부서지지 않도록,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꽃이 지지 않도록 우리도 강해지자. 모두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