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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드라마

from ARGONAVIS 메인 스토리 제2부 제2장 보이스드라마 「La fin du rêve-잔영 残英-」전편

https://www.youtube.com/watch?v=K4mVRNnqQKw 

 

 

펠릭스: 자, 연습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자. 남은 건 본방 전에 리허설을 하면 충분하겠네.

 

코하루: 오우, 다들 수고했어! 내일은 현지에서 모이는 거면 되지?

 

다이몬: 그렇네. 본방은 밤이지만, 오늘은 밤새지 말고 느긋하게 쉬면서 몸상태를 조정하도록 하지.

 

토모루: 쥰, 너한테 말하는 거니까 말야.

 

쥰: 아, 알고 있다니까. 오늘은 자기 전에 게임 안 한다고.

 

다이몬: 토모루, 너도다. 여전히 바쁜 것 같은데, 내일은 오후부터 제대로 쉴 수 있을 것 같아?

 

토모루: 물론이에요! 일주일 전부터 반차 신청을 해뒀으니까요.

 

코하루: 우리는 덕리버의 지원도 끊어졌으니까 말이지. 지금 할 수 있는 거라면 성실한 라이브 활동 정도니까 말이야. 신중하게 해야지.

 

펠릭스: 하지만, 우리는 음악 이외에도 일을 하고 있으니까 라이브를 자주 할 수 있는 건 아니야. 그 하나하나를 기대하고 있어 주는 모두를 위해서라도 내일은 멋진 야회로 만들자꾸나.

 

4인: 응!

 

코하루: 그럼, 슬슬 돌아갈까. 아 맞다, 토모루. 물뿌리개 어디 있더라? 오기 전에 찾았는데, 안 보여서 말이야.

 

토모루: 아, 오늘 아침 카페 화분 손실을 할 때 쓰고 그대로 뒀을지도……. 나중에 챙겨 올까요?

 

코하루: 아니, 괜찮아. 내 거에 쓰는 것뿐이니까. 내가 갈게.

 

펠릭스: 작년에 코하루가 원에 있는 아이에게 받았다는 화분이려나? 올해도 꽃 피었니?

 

코하루: 그래야 할 텐데, 아직이란 말이지. 한참 전에 피었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말이야.

 

쥰: 예쁜 꽃이었죠. …뭐가 원인이려나.

 

코하루: 조광이나 기온에는 신경 쓰고 있고, 물 주는 타이밍도 맞을텐데 말이지.

 

다이몬: 그만큼 코하루가 제대로 돌보고 애정을 주고 있으니까. 곧 피어줄 테지.

 

코하루: 하핫, 그럼 좋을 텐데.

 

 

ZACK: 아……, 아이라인이 똑바로 안 그어져…….

 

LIGHT: 잠깐 줘 봐. 내가 해 줄 테니까. 그러니까……, 이런 느낌이려나!

 

ZACK: 에? 아……, 잠까, 잠깐 기다려봐 토모루!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두껍지 않아?

 

D: 코하루가 도착하면 바로 고쳐달라고 해야겠군. 

 

LIGHT: 그렇네요. 우선, 저희끼리라도 할 수 있는 준비를 해둘까요.

 

FELIX: 그나저나. 코하루가 상당히 늦는구나. 다이몬, 그 이후로 연락은 되었니?

 

D: 아니, 아까 전화할 때는 어떻게든 본방에는 안 늦게 한다고 했는데 말이지.

 

ZACK: 아! 설마 오늘은 내가 불행한 일이 안 생겨서 이런 일이! 어떡하지. 그래, 토모루! 지금 당장 그 기타로 내 머리를 후려쳐!

 

LIGHT: 그럴 리도 없고, 안 할 거야.

 

[전화기 소리]

 

D: 아, 코하루에게서 온 메시지다.

 

FELIX: 어떤 상황이지?

 

D: 원에서 맡고 있는 아이가 열이 났는데, 그 아이의 부모가 아무래도 바로 데리러 올 수 없다는 모양이군.

 

ZACK: 에?

 

D: 게다가 대신해 줄 보육사가 없어서, 코하루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같군. 조금 늦더라도 반드시 라이브하우스에는 오겠다고 하는데.

 

LIGHT: 어떡하죠. 이대로 시작할 수는 없지만, 개연까지 이제 시간이 없잖아요. 연출을 바꿔볼까요?

 

ZACK: 베이스 없이 할 수 있는 곡 있었던가. 아니면, 즉흥으로 뭔가 해본다거나. 기, 긴장되지만.

 

FELIX: 하지만, 생각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군.

 

D: 그래. 베이시스트라면 한 명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 로디를 할 때 알던 사이인데, 우리 곡을 잘 알고 있어. 분명 오늘 라이브에 온다고 했으니까. 코하루가 올 때까지 그에게 연주를 부탁하는 건 어때?

 

ZACK: 하지만, 의상이나 화장은…….

 

LIGHT: 무대 뒤에서 쳐달라고 하는 건 어떨까요. 악보를 보면서도 할 수 있고, 사정을 설명해서 코하루 씨가 도착하면 바꿔달라고 하면……,

 

FELIX: 기다려줄래?

 

D: 왜 그러지, 펠릭스?

 

FELIX: 만약 코하루가 라이브 도중에 참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정식 멤버가 모이지 않은 연주를 들려줄 수는 없어.

 

ZACK: 그 말은, 즉……,

 

FELIX: 라이브는 중지하도록 하지.

 

LIGHT: 하지만……,

 

FELIX: 책임은 전부 내가 질게. 모여준 모두에게도, 추후에 사과의 말을 전하도록 하지.

 

D: 하지만 중지를 해 버리면, 그 녀석이 괜한 책임을 느끼진 않을까?

 

LIGHT: 그렇죠. 코하루 씨가 잘못한 게 아닌데.

 

FELIX: 코하루와는 나중에 제대로 이야기할게. 토모루, 오너가 있는 곳으로 갈 테니까, 같이 가 줄래?

 

LIGHT: 알겠습니다.

 

FELIX: 다이몬과 쥰은 화장을 지우고, 만약 우리를 계속 기다리는 권속이 있으면 스태프 대신 대응해서 설명과 안내를 해줬으면 해.

 

D: 그래, 쥰. 가자.

 

ZACK: 히엣, 아, 알겠어요.

 

 

[달그락]

 

코하루: 이거, 한 잔 더.

 

점장: 그래. 더블로?

 

코하루: 응.

…하아.

(아무튼, 아이에게 큰일이 생기지 않아서 다행이야. 부모님께도 무사히 인도해 드렸고, 우선은 어깨의 짐이 좀 내려갔네. 그렇다고는 해도, 라이브는 중지인가.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해도, 역시 힘든 부분이 있네. 그 녀석들 다들 상냥하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하겠지. 하지만 역시 분한 데다가 답답해. 내 탓에 중요한 라이브를 하나 날려버렸어. 잔뜩 활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우리를 기다려주는 모두를 위한 라이브를……. …팬에게도 멤버에게도 면목이 없어. 하지만 이제껏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건 그저 행운이었던 걸지도. 애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는 어떻게든 일을 우선할 거야. 그 녀석들이, 밴드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야. 이번에도 중요한 것을 저울질하게 된 것 같은 일이고, 몸이 찢어질 듯이 괴로워. 그러니까 이렇게 술로 도망치고 있는 거고. …이럴 때 마시는 술은 쓰단 말이지. 계속 마시면,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까지 떠올라버려. 그래, 예전에 다이몬의 할아버지가 입원했을 때. 나는……,)

 

[달그락]

 

코하루: 젠장…….

 

점장: 오늘은 꽤 지쳐 보이네. 무슨 일 있었던 건가?

 

코하루: 미안,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이거 다시 추가로.

(우리가 LR페스에 나간 건 프로를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야. 그게 마지막 찬스라고 생각해서, 여러 것들을 정리하고 조정해서 도쿄에까지 온 거라고. 만약 그때 페스에 이겨서 프로가 되었더라면……. 일이 있어서 라이브에 나갈 수 없습니다, 같은 말은 통하지 않았을 거야. 그때의 나는, 정말 그럴 각오가 되어있었던 건가. 그 녀석들은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려나. 나보다 어린 토모루나 쥰도 곧 30이 되는데. 학생이 아니라고. 우리는 이미 어른이야. 이렇게 계속 꿈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좇고 있어도 되는 걸까.)

 

 

[문 소리]

 

토모루: 아, 코하루 씨가 돌아온 것 같아요.

 

펠릭스: 어서 와, 코하루.

 

코하루: 뭐, 뭐야, 너희들. 늦게 돌아올 거라고 연락했잖아. 먼저 자고 있었으면 됐을 건데.

 

쥰: 아뇨, 저는 항상 일어나 있는 시간이니까.

 

토모루: 내일은 저희도 쉬는 날이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다이몬: 다들 코하루를 걱정하고 있었어.

 

펠릭스: 다이몬, 뭔가 속에 좋은 거라도 만들어주는 게 어때? 술을 마시고 온 거라면 오챠즈케가 좋으려나?

 

코하루: 오늘은 나 때문에 라이브가 중지된 거고, 신경 쓸 필요 없다고.

 

다이몬: 괜찮으니까 앉아있어. 힘든 하루였잖아. 게다가 그 얼굴은, 평소보다 많이 마시고 온 얼굴이군.

 

코하루: 너희들에게는 뭐든 다 보인다는 건가.

이번 일은, 정말 미안해. 뭐라 할 말이 없어. 모처럼 와준 팬들에게도 너희에게도 엄청나게 민폐를 끼쳐버렸어.

 

쥰: 코하루 씨……!

 

펠릭스: …코하루, 머리를 들어. 우리 중엔 그 누구도 너를 탓하는 사람은 없어.

 

토모루: 맞아요. 코하루 씨 혼자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어요.

 

코하루: …….

 

다이몬: 오챠즈케를 만들어 오도록 하지. 더 먹고 싶은 녀석 있나?

 

펠릭스: 아, 나도 먹도록 할까.

 

토모루: 저도 부탁드릴게요. 도울게요! 쥰도 먹을 거지?

 

쥰: 으, 응.

 

 

[달그락]

 

토모루: 맞아, 아까 SNS를 봤는데요. 응원 메시지가 잔뜩 왔어요. 분명 사정이 있는 게 틀림없다고, 힘내줬으면 한다고.

 

쥰: 저기, 라이브 하우스에서도 화내는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팬텀이라면 분명 다음에는 좋은 라이브를 해 줄 거라고 다들 말해줬어요.

 

펠릭스: 우리와 팬 사이에, 제대로 된 신뢰 관계가 있다는 증거구나.

 

다이몬: 그렇네. 코하루, 다음 기회에 만회하도록 하자.

 

코하루: 응, 그렇네…….

 

펠릭스: 다음 라이브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하도록 할까. 이번 라이브 하우스는 오너가 좋은 사람이라서 말이지. 바로는 힘들지만, 우리가 괜찮은 날이 있다면 최대한 일정을 조정해 준다고 하더구나.

 

다이몬: 팬도 기대하고 있을 테니까, 좋은 걸 보여줘야겠지.

 

토모루: 모처럼이니까, 세트 리스트를 새롭게 다시 짜보지 않을래요? 이전 거에서 구성을 조금 바꿔서, 좀 더 충실한 내용으로.

 

쥰: 나, 나도 같이 생각할게. 필요하다면, 말이지만.

 

펠릭스: 다들 고마워. 코하루도 다음 라이브를 향해서 준비를 하는 걸로, 괜찮으려나?

 

코하루: 일정이 정해지면 알려줘. 최대한 맞출게.

 

펠릭스: 혹시,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인 거니?

 

다이몬: 이걸 계기로, 코하루뿐만이 아니라 우리도 모두 스케줄에 문제가 없도록 신경 쓰면 돼.

 

토모루: 그렇네요. LR페스 때도 제가 회사 트러블로 본방 직전에 아슬아슬하게 들어온 적도 있었고 말이죠. 최종적으로는 늦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요.

 

코하루: 있잖아, 지금 같은 생활, 정말로 계속 지속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쥰: 에?

 

코하루: 우리는 어른이야. 본인이 벌어서, 본인 스스로 생활해야 하잖아. 일을 하고 있는 이상, 언제 이런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거잖아. 말해두겠는데, 누가 잘났다는 말이 아니라.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생명을 맡고 있는 일이야. 혹시 무슨 일이 생긴다면,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거야. 이번처럼 일과 밴드, 어떻게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나는…….

 

다이몬: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어.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테니까.

 

토모루: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쥰: 읏, 응!

 

펠릭스: 코하루, 우리는 같은 꿈을 좇자고 다짐하고 고향을 떠나온 동료야. 우리라면 분명 꿈을 이룰 수 있어. 지금은 그걸 믿고 나아가는 수밖에 없어.

 

코하루: 꿈이라는 건, 언젠가 깨는 거잖아? 영원히 이어지는 꿈같은 게 정말 있다고 믿는 거야?

 

다이몬: 어이, 코하루.

 

펠릭스: 그렇게 느껴버리고 있는 거라면,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그렇다면, 모두의 마음이 하나가 될 수 있을 때까지, 밴드 활동은 잠깐 쉬는 쪽이 나을지도 모르겠네.

 

코하루: 그런 건 바란 적 없어!

 

펠릭스: 지금은 조금 냉정해져서, 각자 생각할 시간을 가지자. 그게 최선이야.

 

쥰: 그건, 얼마나…….

 

펠릭스: 글쎄, 활동의 재개에 대해서는, 그때가 되면 알 수 있지 않을까.

 

토모루: 냉각기간, 같은 거네요. 하지만, 이 상황에서 앞길이 보이지 않는 건, 솔직히…….

 

코하루: 페리는 그거면 돼?

 

펠릭스: 한 명이라도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밴드를 움직여선 안 된다고 생각해.

 

코하루: 나는, 너 본인이 어쩌고 싶냐고 묻고 싶은 거야!

 

펠릭스: 나는, 모두가 음악을 기분 좋게 했으면 해.

 

코하루: 있잖아, 너는 왜 항상 뭔가 남의 일인 것처럼 대하는 건데! 왜 화를 안 내는 건데! 나한테 안 따지는 거냐고!

 

펠릭스: 말싸움을 할 필요는 없어. 그저, 그것뿐이야.

 

코하루: 전에 나, 말한 적 있지. 네가 그렇게 벽을 만들고 있는 이상, 언젠가 힘들어질 거라고. 우리는 너에게 별 볼 일 없는,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존재냐고.

 

다이몬: 코하루, 말이 심해. 둘 다 이제 그쯤 해둬.

 

코하루: 결국, 또 이전 밴드랑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거 아니냐고.

 

쥰: 아,

 

[문소리]

 

펠릭스: 나도 방으로 돌아갈게.

 

[문소리]

 

토모루: 페리상까지……. 아, 왜 이런 일이…….

 

쥰: 다, 다이몬 상, 괜찮겠죠? 이대로 싸워서 찢어진다거나, 그런 일 없겠죠?

 

다이몬: 후, 괜찮아. 걱정하지 마. 나는 조금, 코하루랑 이야기하고 올게.

 

[발소리]

 

쥰: 가버렸네……. 있지, 토모루, 이거…….

 

토모루: 응, 전혀 괜찮지 않은 상황이지.

 

쥰: 역시 그렇지!? 나, 이 셰어하우스에 오고 나서 이렇게까지 위험한 분위기 느낀 거 처음이란 말이야.

 

토모루: 응, 만약 저 사람들이 밴드를 안 하겠다고 결정해 버리면, 우리는 어쩔 수 없는 건가, 하고 통감했어.

 

쥰: 하지만, 나랑 토모루도. 조금은 이 밴드에 공헌하고 있지? 아니, 왜 웃는 건데? 나 주제 파악 못했나!?

 

토모루: 아니, 그런 게 아니야. 이전의 너라면, 나 같은 건 아무 도움도 안 된다고 말했을 텐데, 하고.

 

쥰: 그렇구나.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으니까. 

 

토모루: 응, 나도 반드시 이 밴드를 계속하고 싶어. 분명, 페리 상도 코하루 상도, 물론 다이몬 상도 그럴 거라고 믿고 있어.

 

쥰: 있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적지만, 토모루라면 아마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토모루: 내가?

 

쥰: 펠릭스 상의 이전 밴드가 해산한다는 말을 듣고 토모루가 생각을 말했으니까 팬텀이 생겨난 거잖아. 게다가, 토모루가 펠릭스 씨의 호출을 받았을 때 같이 가자고 권유해 주었으니까 지금 나도 여기에 있는 거야.

 

토모루: …….

 

쥰: 미, 미안! 나 같은 게 잘난 척 떠들어서…….

 

토모루: 아니. 쥰, 고마워.

 

쥰: 나도. 밴드가 움직이는 걸 기다리는 사이, 나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을지 생각해 볼게.

 

토모루: 알겠어. 나도 그렇게 할게.

 

 

[노크]

 

다이몬: 나야. 들어갈게.

코하루, 단도직입으로 물어볼게. 밴드를 계속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이유는, 정말 그것뿐인가?

 

코하루: 그래. 이번 일로, 만약 내가 맡고 있는 아이에게 최악의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

 

다이몬: …….

 

코하루: 신뢰해서 맡긴 아이가 모르는 사이 불행한 일이 생겼다니, 부모나 가족이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다이몬: 그런 일이라는 건,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거 아닌가? 왜 이제 와서? 혹시, 내 할아버지에 대해 떠올린 건가?

 

코하루: ……!

 

다이몬: 너랑 할아버지는 그렇게 사이가 좋았는데, 할아버지가 위독해졌을 때 몇 번을 연락을 해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어. 그러다 결국 임종 때도 못 봤고,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어. 하지만 너는 줄곧, 그 이유를 숨기고 있어.

 

코하루: 지금은, 그 얘기는 상관없어.

 

다이몬: 나는 어떤 이야기라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있어. 그런데 네가,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 게 짜증도 나고, 슬프다고. 있잖아, 코하루. 지금 너는, 펠릭스랑 마찬가지잖아.

 

코하루: 알고 있다고…….

미안하지만, 나가줘. 지금은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다이몬: 그런가.

 

[문 소리]

 

코하루: 후우……. 안 피네, 화분 꽃. 작년엔 그렇게 예뻤는데. 아무리 물을 줘도, 의미가 없는 걸지도. 이제, 시들기만 하는 거라면.

 

 

토모루: 후우…….

(그나저나 곤란하네. 삐걱거리는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는 건 그렇다 쳐도, 앞으로 밴드 활동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근시일 내에 모두와 제대로 이야기해야 할 텐데. 역시 우리가 활동을 음악 하나만으로 줄이지 못하는 게 문제려나. 그렇다면 아예 밴드에 들이는 시간을 메인으로 하고, 남는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니지, 그건 전혀 현실적이지 않네. 쥰은 둘째 치더라도, 다들 지금 일이 좋아서 하고 있는 거고. 무엇보다, 일을 그만두고 싶어서 프로를 목표로 한 게 아니니까 말이지.)

 

상사: 쿠로카와 군.

 

토모루: (프로, 가…….)

 

상사: 쿠로카와 군. 전에 요청한 안건의 진행은 어떻게 되고 있나?

 

토모루: 앗, 실례했습니다! 지금 보고 메일을 쓰고 있던 중입니다. 곧 보내겠습니다.

 

상사: 미안하네. 적당하게 휴식도 취하고, 잔업도 정도껏 해달라고. 최근엔 노동부가 시끄러워서 말이지. 그리고, 나중에 30분 정도 회의 시간을 좀 잡아주겠나?

 

토모루: 알겠습니다. 그럼, 회의실을 잡아두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이 메일을 보내고 나서 회의실 예약을 하고, 그러고 내일 회의 준비를 하고……, 아, 그전에 거래처에 전화해야 했었지. 식사는……, 아까 누가 나눠준 과자가 있으니까 이걸로 됐나. 그러고 보니 최근에, 이전만큼 음악을 못 듣고 있네. 예전에는 좀 더 음악 뉴스를 체크하거나, 잘 시간도 아껴가며 라이브 영상을 보거나 했었는데. 음악을 좋아하는 주제에, 듣는 건 알고 있는 밴드나 아티스트뿐이고. 새로운 음악의 개척 같은 건 전혀 못 하고 있어.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일에 쫓기고, 너덜너덜해져서 집에 돌아와서, 라이브를 위해 악기 연습을 하고, 일어나서 회사에 출근하는 것의 반복. 음악은 즐겁고 그만두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일하지 않으면, 좋아하는 것도 할 수 없다고. 나나 모두에게, 밴드 활동은 정말 좋아하는 일이려나. 어중간하게 그만두는 게 싫어서 계속하고 있는 건가? ……아니, 그런 건 아니야. 하지만,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계속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길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이미 싫을 정도로 알고 있어.)

 

후배: 저기, 쿠로카와 선배.

 

토모루: 후우……, 아, 미안. 방금 나 불렀어?

 

후배: 넵! 죄송합니다, 잠깐 상담하고 싶은 게 있는데, 잠깐만 시간 괜찮으실까요?

 

토모루: 아, 응. 괜찮아. 미안한테, 5분만 기다려줄래?

 

후배: 알겠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죄송합니다! 그럼 휴게 스페이스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토모루: 알겠어. 그럼, 이따 봐.

(할 일이 산더미네. 일하는 중에 사적인 일을 생각하면 안 되지. 오늘은 어떻게든 일을 일단락하고 잠깐 다른 곳이라도 들르자.)

 

 

다이몬: 죄송합니다. 아직 가게는……, 아, 쥰인가. 아침부터 오다니 드문 일이군.

 

쥰: 뭔가, 잠이 잘 안 와서. 가게 열기 전인데 죄송해요.

 

다이몬: 아니. 신경 쓰지 마. 배가 고픈가? 간단한 거라도 괜찮으면 만들 수 있는데.

 

쥰: 아뇨, 아뇨! 신경쓰지 마세요. 사실은, 다이몬 상에게 부탁할 게 있어서.

 

다이몬: 뭐지?

 

쥰: 작업을 좀 하고 싶어서, 한동안 여기에 다니게 해줬으면 해요. 주방 구석이라도 괜찮으니까, 빌려주지 않으실래요?

 

다이몬: 상관은 없는데, 작업이라면 셰어하우스가 편하지 않나?

 

쥰: 아뇨, 그게……,

 

다이몬: 아, ……미안하군. 우리 때문에 있기 불편한 건가.

 

쥰: 아뇨! 여러분 때문이 아니에요! 좀 하고 싶은 게 있을 뿐이라……. 여기는 진정이 되니까.

 

다이몬: 알겠다. 언제든 와도 돼.

 

쥰: 감사합니다. 다이몬 상이 있어서 다행이다.

 

다이몬: 그런가. ……쥰.

 

쥰: 아, 네.

 

다이몬: 밴드가 해산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거지.

 

쥰: 아, 그건, 그…….

 

다이몬: 이전에 펠릭스와 코하루가 있었던 밴드가 왜 해산했는지 알고 있나?

 

쥰: 그러니까, 분명, 메이저 데뷔가 결정되었는데도, 어느 날의 라이브에서 펠릭스 상이 갑자기 밴드는 해산한다고 말했던 거죠.

 

다이몬: 그래, 멤버에게는 아무런 상담도 없이, 갑자기였다. 그 이유를 펠릭스는, 모두가 만들어낸 세계관에서 멤버의 마음이 떨어져서, 라고 말했지. 나는, 지금의 우리는, 목표로 하던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해. 분명 이 5명으로 밴드를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은 다들 같을 거라고 생각해.

 

쥰: 다이몬 상…….

 

다이몬: 펠릭스가 팬텀에 품고 있는 마음은, 분명 이전 밴드랑은 달라. 코하루도 그렇고. 아직 우리는 끝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한 번 더, 마음을 확인할 기회만 있다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지.

 

 

토모루: (문제를 좀 정리할 생각으로 카페에 와본 건데, 머릿속은 아까부터 계속 진척이 없네. 그러고 보니, 부모님께 최근 어떻게 지내냐고 메시지가 왔던가. 연락해야지. ……하지만, 음악 얘기가 나오면 조금 불편하단 말이지. 제대로 말씀은 안 하시지만, 부모님도 언제까지 밴드를 할 거냐고 생각하고 있는 게 전해져 오고. 어떻게 해야 하려나.)

 

[진동소리]

 

토모루: (응……? 모르는 번호네. 어디려나.)

네.

 

마슈: 여보세요. Fantôme Iris 쪽 분의 전화번호가 맞을까요?

 

토모루: 네, 그런데요.

 

마슈: 드레드 노트 뮤직의 마슈라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이야기라 죄송하지만, 밴드 여러분께 제안이 있어, 시간을 내주셨으면 하여.

 

토모루: 예? …어떤 용건이시죠?

 

마슈: 상세한 건 직접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은 곧 저희 레이블에 소속된 밴드의 라이브가 있어서, 초대하게 해주셨으면 합니다만.

 

토모루: 그 밴드라는 건…….

 

마슈: GYROAXIA입니다. 여러분과 같이 LR페스에 출전하였으니 교류도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만.

 

토모루: 저희가, GYROAXIA의 라이브를 보러…….